russran.egloos.com

RRR

포토로그 마이가든



암스테르담. N e t h e r l a n d s. 9 여행

(오덴세. D e n m a r k. 8 - (2)에서 이어집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날 이용했던 쿠셋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말이 좋아 4인실이지, 벽에 침대가 3개씩 2줄이 붙어 있는 사실상 6인실인데 쾌적할 턱이 있겠나. 게다가 나 빼고는 다들 덩치 큰 아저씨들이어서 불편한 점도 있었고. 그나마 맨 위에 올라가 잤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

잠이 그리 깊게 들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설핏 잠이 깰 때마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하고 가만히 생각하곤 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국경은 넘었을까. 사실 핀 섬이나 셸란 섬 말고도 유틀란트 반도 쪽도 가 보고 싶었다. 만약 다음에 오게 된다면 - 다음이 과연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 꼭 유틀란트 반도도 들를 것이다.



*   *   *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하기 전, 내가 탄 이 야간열차는 도중에 몇 개의 역에 정차하였다. 나와 같은 칸에 탔던 아저씨들은 전부 중간에서 내렸다. 이제 제법 남쪽으로 내려와서 그런지 해는 비교적 늦게 떴다. 어스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완연히 모습을 드러낼 즈음, 혼자 남게 된 나는 3층 침대에서 내려와 2층에 앉았다. 3층 침대는 접어서 벽에 붙여 놓았다. 이제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어 좋았지만, 창 밖 풍경을 바라보려면 고개를 옆으로 계속 돌리고 있어야 했다.

이제 네덜란드 땅이다. 창밖에서 북유럽의 정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웃자란 연두색 풀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침엽수가 아닌 나무들이 더 많다. 저 멀리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도 보인다. 왠지 창문을 열면 소똥 냄새가 날 것 같은 풍경이다.


드디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내렸다! 사진은 내가 타고 온 덴마크 기차.



*   *   *



중앙역 앞 풍경은 어떨까? 두근두근하며 나왔는데, 내가 상상했던 암스테르담과는 무척 다른 모습이었다. 중앙역 앞 도로와 운하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공사 때문에 온 천지가 공사판...OTL 여기저기 철근이 널려 있고, 바닥에는 철판이 깔려 있다. ㅠㅠ 뭐, 그것까지만도 괜찮았다.

웬 이상한 새들이 중앙역 앞 도로를 점거하고 있었다. 비둘기도 아니고, 크기는 그 반도 안 되어보이는 주제에 다리는 말도 안되게 길다. 꽤나 날렵하게 생긴 그것들이 까치처럼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게 아니겠는가! 처음 보는 새인 데다가, 색도 우중충하고 더럽다. 정말 비호감이다.

나 새 싫어한다고 몇번 말해야해ㅠㅠㅠㅠ 아악.ㅠㅠㅠ 거의 울뻔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일본의 도쿄역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모방하고, 옛 서울역은 도쿄역을 모방해서 지었단다. 즉, 암스테르담 중앙역은 따지고 보자면 서울역의 할머니 격이라는 말. (내가 지어낸 것 아닌, 어디서 들은 말이다.)

그런데 난 이 건물 보자마자 생각나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대항해시대 2에서.... -_- 북유럽쪽 도시에 있는 왕궁처럼 생겼다...ㅋㅋ 그러고 보니 대항해시대 4가 딱 10년 전 나왔던 듯. 나 중학교 2학년 때. 그게 마지막으로 내 돈 주고 산 PC게임이었는데.


*   *   *


공사중이라 더더욱 광활해 보이는 중앙역 앞 길을 지나 담락 거리로 향했다. 이제는 유스호스텔을 찾을 차례. 암스테르담에서는 3박 4일을 묵을 예정이었다. 암스테르담만 보는 데 2일, 그리고 암스테르담 근교 도시 가는데 하루.

그래서, 유럽 여행 카페에서 평판이 좋은 호스텔을 일부러 검색해서 예약했다. 이름은 셸터 시티(shelter city). 기독교 계열인데, 엄청 크고, 스태프도 친절하고, 호스텔 내에서의 질서 유지가 잘 되어(마약 금지, 알콜 금지 등의 규정이 있음) 여행자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다. 

중앙역에서 호스텔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가이드북에 붙어 있었던 간이 지도라, 거의 감에 의존해서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낯선 길을 가는 데 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랬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패닉에 빠졌을 것 같다. 암스테르담의 골목길은 무척 좁았고, 그다지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셸터 시티까지는 운하를 세 개 거쳐야 했다. 무조건 운하 세 개 지날 때까지 직진! 그리고 왼쪽으로 꺾어 들어오니, 반가운 노란 간판이 보인다.

셸터 시티의 간판은 아주 작았고, 문은 굉장히 작았다. 정신 놓았다가는 호스텔 지나칠 기세.ㅋㅋ

아무튼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작아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뻥 뚫린 널찍한 로비가 보인다. 리셉션에 예약증을 제시하고 방 배정받기를 기다렸는데, 스탭이 빈방이 있는지 살펴보더니 지금 4인실이 빈 곳이 없다고 오늘 하루만 2인실에서 자고 나머지 이틀은 4인실로 옮겨주겠다고 한다. 뭐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알겠다고 하고 방을 안내받아 올라갔다. 

아, 그리고 재미있는 게, 이 셸터 시티 호스텔에서는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준다. 가장 앞 페이지에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쉘터 봉사자 일동. 크리스천 유스호스텔 암스테르담 소재'라는 글이 써 있고, 내용은.... 음. 선교 내용이다. 헐...ㄱ- 체질적으로 이런 거 받기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네덜란드에서 받은 것이니 특별히 간직해 주기로 했다. 지금도 내 여행 노트의 암스테르담 페이지에 얌전히 붙어 있다.



*   *   *



방에 올라왔다. 회색 시멘트 벽에, 세면대 하나, 그리고 커다란 창이 하나 있다. 침대는 이층이었는데 빨간 철제로 되어 있었다. 이 호스텔이 치안면이나 친절도나 다 괜찮아 보이는데,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바로 베드버그였다. 아무래도 인기 있는 호스텔인 만큼 여행자들이 많이 들락날락할테고, 딱 보기에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는 않잖아? 하지만 이렇게 알아서 철제 침대를 마련해 놓다니... 이런 센스쟁이 같으니라고. ㅋㅋ

아래층에는 다른 사람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간단히 짐을 풀고 나는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갔다. 쿠셋에서 하룻밤 불편하게 자고서는 아침에 세수도 못했다. 낮 시간이라 호스텔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한가로우니, 좋군.

씻고 나갈 준비를 하여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다시 갔다. 중앙역의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암스테르담 전체 지도를 하나 가지고 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암스테르담 역은 다른 역과 달랐다. 지도를 돈 받고 팔고 있었던 것..-_- 그것도 무려 2유로나!!
아니, 다른 도시에서는 죄다 공짜로 주는데 왜 여기서만???

역시 네덜란드 상인의 나라인가.ㅎㄷㄷ



*   *   *



지도도 사고, 내친 김에 암스테르담 카드도 샀다. 가이드북에는 '카드를 구입하면 모든 대중교통 수단과 유람선, 국립미술관이나 반 고흐 미술관을 비롯한 30여개의 박물관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레스토랑이나 다른 명소 등지에서는 각종 할인 혜택도 있다'라고 써 있었다. 일전에 말했다시피 난 스톡홀름에서 스톡홀름 카드로 짭짤하게 재미를 봤더란 말이지. 24시간짜리 카드를 샀다. 가격은 33유로. 본전을 뽑아 주겠어.



*   *   *



암스테르담 카드도 샀고. 나는 얇게 분책한 유럽여행 가이드북 중 네덜란드 편을 뒤적여 보았다. 암스테르담 카드는 24시간짜리를 샀으니, 오늘내일사이에 최대한 그걸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곳에 가야겠다. 이왕이면 트램도 많이 타고 말이지. 히히.
일단 국립박물관과 반고흐 미술관, 그리고 운하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   *   *



중앙역 앞에서 트램을 탔다. 이제 낯선 나라에서 대중교통 타는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렸다. 처음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내렸을 때에는 어떻게 호스텔까지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쩔쩔맸는데 말이다.
고작 열흘만에 장족의 발전을 했다.

국립 박물관. 1885년 개관했으며, 네오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선사 시대부터의 네덜란드 유물, 유적들과 15~16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의 회화 작품들이 있다. (가이드북 참조)


이날 햇살이 참 예뻤다.

딱 '여름의 유럽'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

관람했던 작품들 중 렘브란트의 <야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아는 작품이 별로 없어서였기도 했고....ㅋ



*   *   *



그리고 바로 반고흐 미술관으로 이동. 거리는 무척 가까워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였다.

예스러운 느낌의 국립미술관과는 달리 반고흐 미술관은 무척이나 현대적이다. 관람객이 많아서 그런지, 입구에는 전광판으로 입장 현황을 중계(?)하고 있었다. 줄 서서 기다리고 표를 구매하여 들어갔다. 아니, 구매는 아니었구나. 암스테르담 카드로 공짜 입장.

이곳 반고흐 미술관은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고흐 컬렉션을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고흐의 대표작은 그 유명한 해바라기(Sunflowers), 그리고 아를의 방(The bedroom), 하나 더 들자면 까마귀떼 나는 보리밭(Wheat Field with Crows).

내가 알기로 고흐의 작품은 이곳 말고도 그가 말년을 보낸 프랑스 남부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 그리고 네덜란드 아른헴의 호헤 벨루베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크롤레 뮐러 미술관에 또다른 소장품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흐의 작품인 밤의 카페 테라스(Cafe terrace at night)는 바로 크롤레 뮐러 미술관에 있다. (이틀 후 이야기지만, 호헤 벨루베 국립공원에서 저 크롤레 뮐러 미술관에 가기란 내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좌절..ㅠ)

고흐의 작품을 실물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박물관 자체의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 박물관의 바깥쪽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휴일을 맞아 놀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라고 쓰려고 했으나 생각해 보니 이날은 수요일이었군-_-;;;

평화로운 오후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치 꿈처럼 느껴지는 풍경이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아 더더욱 그렇게 생각될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트램을 타고 문트 탑으로 향했다. 문트 탑의 근처에는 꽃시장이 있으며, 원예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에서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이라고 가이드북에 적혀 있다. 트램에서 내리자 문트 탑 근처에는 비둘기가 한가득 있다. 꽃씨 먹으러 이렇게 몰려온거야?-_- 슬슬 피하다가 보니 문트 탑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흑흑. 멀리서 사진만 찍는 수밖에. 문트 탑의 꼭대기에는 총 28개의 종이 있는 카리용이 있으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12시 30분이 되면 30분간 종소리가 울려 퍼진단다. 흐음. 그냥 종소리만? 뭐 인형들 나와서 공연하는 그런건 안하고?

꽃시장에 들러서 튤립 알뿌리 몇 개와 꽃씨를 샀다. 주위에 기념품으로 돌릴 생각이었다. 튤립 뿌리는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에 들어 있었다. 모두 해서 10.50유로였다.



*   *   *




다음 코스는 암스테르담의 또다른 명물, 안네 프랑크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박물관 앞에는 이미 엄청난 줄이.... 오후 늦게 오니까 이 모양이로군. 내일 아침에 다시 오기로 했다. 아침 일찍 오면 이 정도는 아니겠지.



*   *   *



그럼 이제 뭐하지, 하고 멍하니 생각하다가 담락 거리로 다시 가기로 했다.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구경을 했다. 동행이 없어서 그런지 그다지 신나지는 않았다. 민박을 예약할 걸. 내가 왜 민박을 하나도 예약하지 않았을까. 내년에 유럽을 다시 간다면 꼭 일정의 반 정도는 민박으로 채우리라. 사실 이 때 유럽여행 하면서 느낀 외로움 때문에, 이번에 일본여행 할 때에는 그렇게 기를 쓰고 동행을 찾았더랬다. 이렇게 하나 둘씩 여행 스킬이 늘어 가는 거겠지.



*   *   *



담락 거리의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세트메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은 맨 먼저 나온 양파 스프.

그리고 감자튀김과... 음, 저 고기는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스테이크는 아닌 것 같고....

사실은 청어 요리가 먹고 싶었지만 근처에 청어 요릿집이 보이지 않았다. 아아, 네덜란드 하면 하링인데.ㅠ

식당 웨이터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마음씨 좋은 웨이터 아저씨는 웃으면서 부탁을 들어 주셨다. 그런데 조금 흔들리셨다. 암튼, 고마워요 아저씨. Dank u!



*   *   *



오늘의 하이라이트. 운하 유람선!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튤립, 풍차, 청어, 나막신, 그리고.... '낮은 땅'.

그 명칭에 걸맞게 오늘 시내 구경 하면서 무척 많은 운하를 만났더랬다. 그리고 이제 운하 유람선을 타고, 거미줄처럼 뻗은 암스테르담의 운하 곳곳을 누벼주겠다. 물론, 공짜로. 암스테르담 카드를 괜히 산 건 아니지.


운하 선착장. 암스테르담 중앙역 바로 앞에 있다. 유람선 뿐만이 아니라 수상 버스, 수상 택시도 있다고 한다. 얼마나 실용도가 높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하다.

운하에 잘 주차(?)되어 있는 유람선의 모습. 저 지붕은 비가 들이치지 말라고 덮어씌워 놓은 것일까?

드디어 유람선에 탔다! 나와 함께 다른 많은 관광객들도 승선. 자리에 앉으니, 수면이 생각보다 높아 보여서 순간 움찔했다.



움직이는 배에서 찍다 보니 흔들렸다. 사진은 중앙역을 바라보고 찍은 것. 이제 슬슬 출발이다.

중앙역 앞쪽의 승선장을 벗어나, 운하 유람선은 중앙역 뒤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바로 넘실거리는 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에이 만(灣). 암스테르담 역시 항구 도시라는 사실.

바다 위에 떠 있는 저 건물은, 혹시 중국 레스토랑?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또 다른 명물. 선상 주택. 캄보디아에서 봤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캄보디아 국민에게 미안하지만, 그 때에는 좀 난민촌 같다고 생각했는데...-_- 암스테르담에서 보니 마냥 신기할 따름. 저런 집에서 평생을 살았다면, 오히려 땅 위에 지은 집에 머무는 것이 더 어색할 수도 있겠는걸.

운하를 따라 이런 선상 주택들이 계속 늘어서 있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선상 주택에도 빈부의 격차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_- 이런 불공평한 세상.

앗, 잘못해서 사진 한쪽이 날아가 버렸다-

다시 찍은 사진. 운하가 많으니만큼 다리도 많다.

빨간 간판. 이국적인 이런 간판이 암스테르담에는 잘 어울린다.

완연히 어두워졌다. 가정집의 아늑한 오렌지색 불빛.

운하의 수면에,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어 어른거린다.

반짝이는 아치. 생각해 보니, 이렇게 다리에 불을 밝혀 놓은 건 단순히 미적인 측면만 생각한 것은 아니겠구나. 밤에도 이렇게 배가 지나다녀야 하니, 다리에 불을 밝혀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



*   *   *



다시 중앙역 앞 승선장으로 돌아왔다. 내 앞에 앉은 단란한 세 가족 - 잘생긴 아버지, 예쁜 어머니, 귀여운 꼬마 - 에게 마지막으로 내 사진을 부탁했다. 그들은 웃으며 내게 사진을 찍어주었지만, 확인해 보니 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포토샵으로 보정하면 되지 뭐. 고맙다고 말하고 사진을 간직했다.

중앙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갔다. 처음에는 길을 잘 몰라서 빙빙 돌아서 갔는데, 알고 보니 숙소까지 가는 가깝고 빠른 길이 있었다. 에헤헤. 암스테르담도 하루 지내 보니까 뭐 별로 복잡하지 않구나.

방에 들어갔다. 룸메는 뚱뚱한 미국인 여자였다. 수줍게 인사하는 모습이 호감이었다.



*   *   *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안네 프랑크 박물관에 가야 한다. 그래서 일찍 자기로 했다. 룸메도 나처럼 일찍 자는 모양이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벽 너머 골목에서 사람들이 왁자하게 떠드는 소리가 난다. 여기 쉘터 시티까지 들어오는 골목골목마다 술집이며 식당, 그리고 빨간 간판(?) 가게가 성업중이다. 밤늦게까지 활기찬 암스테르담. 내가 지금까지 방문했던 다른 유럽 도시와는 무척이나 다른 풍경이다. 오늘 하루 둘러본 암스테르담은 재미있는 도시였다.

내일도 오늘처럼 재미있었으면.

1 2 3 4 5 6 7 8 9 10 다음